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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메르켈 “러, 사이버 공격 계속땐 조치 취할 것” 경고

Jacob, Kim 2020. 5. 20. 17:54

 

 

 

 

2020년 5월 14일자

 

 

 

 

 

 

“이메일 해킹 확실한 증거있어

단순히 무시할 수 없는 상황”

ECB 양적완화 위헌 결정엔

“유로존 통합에 자극제 될 것”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자신과 관련된 이메일 계정을 러시아가 해킹했다는 의혹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연방하원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해킹 사건이) 불편함 그 이상”이라며 “솔직히 나를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일 개선하려고 노력하나 러시아군이 해킹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파악해 긴장 관계에 놓였다. 분명한 건 (해킹이) 모스크바와 더 좋은 관계를 쉽게 만들도록 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보당국은 러시아 해커들이 독일 의원·유력 정치인들을 염탐하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슈피겔에 따르면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은 2012∼2015년 메르켈 총리의 지역구 사무실 계정 이메일을 해킹해 16GB에 달하는 데이터를 빼냈다.

 

메르켈 총리는 사이버 공격이 “터무니없다”며 이 시도가 계속될 경우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하이브리드전(정규전과 비정규전, 정치·심리전 등이 배합된 전쟁 방식)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단순히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및 강제 병합 이후 유럽 내 러시아 제재에 앞장선 바 있다. 이전까지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 정부의 크림반도 병합·사이버 공격·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 등에 거부감을 분명히 표하면서도 대화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왔다. 메르켈 총리가 러시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을 일부 위헌으로 판단한 판결에 대해 “경제정책 분야에서 (유로존의) 통합이 더 이뤄지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유로화가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헌재 판결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5140107132133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