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기사, 사실은/친미비중(親美非中)

[국민일보] [한반도포커스]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선택

Jacob, Kim 2020. 5. 20. 19:46

 

 

 

 

2020년 5월 18일자

 

 

 

 

[칼럼 전문]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가 점입가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급기야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는 폭탄선언을 했고, 중국은 “미쳤다”고 맞받아쳤다. 미·중 관계는 속성상 강대국 간 패권경쟁으로서 결국 전면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작금의 미국 태도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정치적 곤경과 특히 대선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을 반영한다. 코로나19 초기 확산 시 중국의 은폐·축소에 대한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이전 대중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전제한다. 미국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키고 미국 시장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중국은 이를 악용해 자국 이해만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평화적 관여에도 시진핑의 중국은 오히려 일인 권위체제를 강화하고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것으로 본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편입을 거부하고 일대일로를 내세워 자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설계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미국이 더는 중국을 통제할 수 없으므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대부분이 미국 내 주류 외교·안보사회에서 비판받지만, 대중 강경책은 의회의 동의와 함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퓨리서치가 2005년 여론조사를 시행한 이래 지난 3월 최고치인 66%의 미국민이 중국을 ‘비호감’으로 답한 것도 트럼프 대중 정책의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은 어느 일방의 승리로 끝날 수 없는 구조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리 정치·경제적으로 중국과의 결별을 시도해도 미국의 핵심 동맹국과 우호국의 경우 중국과 쉽게 떨어질 수 없다. 중국의 개방성, 교육 발전과 첨단 기술력, 세계 최대 시장·생산기지이자 외환보유국이란 점 등은 세계 모든 국가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자체도 모순적이다. 자국 기업과 우방국에 중국으로부터 생산기지를 옮기라는 탈동조화를 요구하면서도 중국에 더욱 많은 미국산 물품을 팔고자 하는 상호의존 증대를 추구한다.

한국은 미·중 영향을 직접 받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더불어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동북아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중국과는 경제, 북한 비핵화, 한반도 통일 등을 위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중 일방을 선택할 수 없는 한국은 원칙으로 돌아가 대처해야 한다. 비핵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 개방된 세계화, 다자협력 등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해준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미·중 가운데 어떤 국가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경우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 관세 혹은 다른 형태로 자국만을 보호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동시에 각국의 경제를 보다 투명하게 운용토록 힘을 보태야 한다. 시장원칙에 따라 구축된 세계 공급망을 자국 중심주의에 따라 인위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발전시켜온 세계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세계 경제를 후퇴시킬 것이므로 개방되고 포괄적인 세계화 원칙을 주창하면서 시장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전염병, 기후변화, 반테러, 자금 세탁, 인권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의제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K방역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세계 각국과 공유해 미·중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다자적 협력을 촉진하는 의제 제공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는 혼돈의 장에서 한국을 지키는 것은 결국 원칙 준수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8230&code=11171395&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