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유통업·신사업·물류/온라인몰종합

[조선일보] "성장보다 생존" 살 길 찾는 온라인쇼핑몰

Jacob, Kim 2017. 7. 28. 17:11






2017년 7월 27일자





몸집 키우려 출혈경쟁 벌이다… 시장 성장세 꺾이자 생사기로




시장 선점 경쟁에 수천억대 적자… 혁신 않고 경쟁자 망하기만 바라

쿠팡, 물류센터 담보로 실탄 마련
SK플래닛은 사업 구조조정 나서
티몬·위메프, 적자 줄이기 전력

아마존 진입설에 대기업 공세로 앞으로 더 힘든 상황 직면할 전망




[기사 전문]




지난 2~3년간 매년 수백억~수천억원대 적자(赤字)를 내면서도 외형 키우기 출혈 경쟁을 벌여온 온라인쇼핑 업체들이 생존 위기에 부딪히고 있다. 매년 급성장해온 온라인쇼핑 시장이 올해 들어 급작스럽게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쇼핑몰 11번가)·쿠팡·티몬·위메프 등 온라인쇼핑 업체 4사는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쿠팡은 자사의 대형 물류센터를 담보로 잡히고 대규모 현금을 끌어왔고, SK플래닛은 신세계롯데그룹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같은 규모의 대규모 적자를 내면 아예 도산하는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며 "온라인쇼핑 시장의 급팽창에 기댄 낙관론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도산 위기에 떠는 온라인쇼핑 업체들


올 초만 해도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모두 "온라인쇼핑 국내 시장이 연간 20% 이상씩 성장하기 때문에 지금은 손해를 내더라도 경쟁사보다 몸집을 키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온라인쇼핑 업체의 목표는 모두 '빅 3'였다. 현재 압도적인 시장 1위인 이베이코리아(옥션과 G마켓 운영)에 이어 상위 3위권에 오르는 게 목표였다. 후발 업체들이 작년까지 1000억~5000억원대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할인 쿠폰을 뿌린 이유다.








하지만 2014년 28조원에서 작년 40조3683억원으로 껑충 뛰던 대형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올해 확 꺾였다. 월별 거래액으로 보면 작년 11월 3조8484억원에서 올 1월 3조5631억원으로 떨어졌고, 선물 수요가 많은 5월에도 3조8374억원에 그쳤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성장폭은 10% 미만에 그칠 전망이다.


SK플래닛은 최근 거래액 4500억원 규모의 광고대행사 사업 부문을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고 일부 패션 서비스 등을 종료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를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을 축소하면서 힘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SK플래닛은 신세계, 롯데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투자 유치를 위해 사모펀드와도 접촉하고 있다. SK플래닛의 고위 관계자는 "11번가에 집중하면서 투자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4월 자사의 물류센터 2곳을 신탁 담보로 잡히고 3000억원대 차입금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기를 대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 쿠팡 관계자는 "정체기에도 매출을 꾸준히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쿠팡·SK플래닛에 비해 규모가 작은 티몬과 위메프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티몬은 월 거래액 1600억~1800억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쿠폰 발행도 최소화했다. 티몬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진다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며 "올해 적자 폭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적자 줄이기에 나선 위메프도 자사가 강점을 지닌 일부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궤도를 바꿨다.



아마존 진입설에 오프라인 대기업의 공세까지…최악 상황 이어져


전문가들은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이 앞으로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몰을 확장하고 있고,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쇼핑몰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최근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사업을 해온 한국 지사에서 온라인쇼핑몰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온라인쇼핑몰 시장 재편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온라인쇼핑몰 업계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까지 온라인으로 진입하면서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이 레드오션(피를 흘리는 경쟁 시장)으로 빠르게 변해가는데도 모두가 상대방이 먼저 망하기만 바랄 뿐 구조 개편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




온라인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발 4사(社)가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 재편에 나서야 하지만 모두가 그럴 여력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하반기에 다시 급팽창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은 소비자에겐 득이 될지 모르지만 온라인쇼핑몰 업계에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 기자 sunghochul@chosun.com]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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