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4일자
구색맞추기서 주력으로 부상…식품관 매출 명품관에 육박
신규·VIP 고객 확보에도 유리
[기사 전문]
백화점 식품관이 구색 맞춤 기능에서 벗어나 주축으로 급부상했다.
사진은 고객이 몰려 활기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의 모습. [사진 제공 = 신세계 백화점]
최근 들어 백화점 식품관이 효자 사업 부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식품관은 백화점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주축 사업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더 많은 고객이 백화점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집객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실제로 명품이나 패션 등 백화점 주력 카테고리에 비해 매출도 적었다. 한마디로 백화점 전체에서 볼 때 식품관은 구색 맞춤 성격이 강했다. 그랬던 식품관이 요즘에는 백화점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데다 각 백화점을 차별화시키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먹거리 분야가 됐기 때문이다.
14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식품이 부동의 백화점 매출 1위인 명품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식품 매출을 명품과 비교해보면 2015년 전까지 식품군 매출은 명품 대비 8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작년 명품 대비 식품 매출 규모가 처음으로 90%를 넘어서고, 올해 상반기에는 95%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최고 매출 효자인 명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다른 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백화점 전체에서 식품관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3년 13.1%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16%까지 빠르게 늘어났다.
백화점 식품관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 디저트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면서부터다. 2012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큰 인기를 끈 나무 망치로 부숴 먹는 과자 '슈니발렌'은 이런 백화점 디저트 열풍의 출발점이었다. 당시 '슈니발렌'은 일평균 매출 1000만원을 넘기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몽슈슈(롤케이크), 르타오 치즈케이크, 로이즈(초콜릿), 베이크(타르트) 등 최고급 디저트 매장을 잇달아 오픈하며 디저트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였다.
현대백화점도 전국에서 가장 큰 4200평 규모의 판교점 식품관 중 절반가량을 디저트존으로 구성할 만큼 디저트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에 들어선 이탈리, 매그놀리아, 죠앤더주스 등 해외 유명 델리 브랜드나 삼송 베이커리, 삼진어묵 등 토종 먹거리 매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10㎞ 이상 원거리에서도 판교점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 5년간 현대백화점의 디저트 매출 신장률은 매년 20%가 넘는다.
디저트로 재미를 톡톡히 본 백화점들은 식품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속적으로 식품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2014년)을 시작으로 센트럴시티 파미에스테이션(2015년) 영등포점(2016년) 경기점(2017년) 등 대부분 점포의 식품관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며 식품에 통 큰 투자를 했다.
잘나가는 유명 맛집들이 백화점 안으로 속속 들어온 것도 식품 매출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초 리뉴얼을 단행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대표적인 예다. 잠실점은 지난 1월 백화점에 3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노포(오래된 점포) 매장을 열었다. 대표 브랜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35년째 운영 중인 중식당 '만다복'과 1940년대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시작된 숙성 돈가스 전문 브랜드 '다이치'다. 또 5월부터는 펍 콘셉트의 '오픈 다이닝존'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전국의 맛집들을 유치하고 있다. 그간 백화점에 매장을 내지 않았던 '평양면옥', 전통의 유명 노포 평양냉면 전문점인 '을밀대' 등이다.
특히 식품관이 갖고 있는 부수적 효과도 다양하다.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카드 고객을 분석한 결과 회원 가입 최초 1개월간 신규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테고리는 식품관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식품관이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다. VIP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용이하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매출에서 VIP 고객 매출 비중은 2014년 28.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30%를 넘어섰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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