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온라인·슈퍼·백화점/유통계

[조선비즈] '최저임금 1만원' 앞두고 편의점업계 무인화 경쟁 '가속도'

Jacob, Kim 2017. 11. 28. 12:35








2017년 11월 27일자






[기사 전문]





편의점업계의 무인점포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편의점 무인점포 대부분은 시범 운영되는 단계지만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앞두고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GF리테일의 ‘CU 바이셀프’ 앱. / BGF리테일 제공





◆ “최저임금 과도한 인상, 무인점포 확산시킬 것”



지난 5월 세븐일레븐이 국내 최초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문을 연 데 이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상품 스캔부터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CU 바이셀프(Buy-Self)’를 개발해 지난 20일부터 성남시 CU 판교웨일즈마켓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이 앱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CU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지난 6월부터 전주교대점·서울조선호텔점·성수백영점·장안메트로점 등 전국 4곳에서 무인 점포를 시범 운영 중이다. GS25는 최근 KT와 미래형 편의점 개발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무인 편의점 개발에 나섰다.




유통 전문가들은 편의점 무인점포 확산 배경으로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을 꼽는다. 특히 정부의 계획대로 2020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이 현실화되면 무인점포 도입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주휴수당, 야근수당까지 합하면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에 육박한다. 특히 심야시간에는 수당이 더 많다”며 “지금도 아르바이트 직원 수를 줄이고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렸는데 무인 점포가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무인 편의점 경쟁 ‘가속화’...기술·보안 등 아직 미흡


BGF리테일이 개발한 ‘CU 바이셀프’ 앱은 소비자가 방문한 점포의 고유 QR코드를 스캔하고 매장에 입장해 구매 상품의 바코드를 찍은 뒤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PAYCO(페이코) 등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BGF리테일은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 기기 ‘누구’를 활용해 매장 근무자의 소비자 응대도 도울 계획이다.

이은관 BGF 경영혁신팀장은 “CU 바이셀프는 현재 보조적 결제 수단으로서 역할만 하지만 앞으로 스마트 도어, 스마트 CCTV와 연계해 무인 편의점을 실현하는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모델이 핸드페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 코리아세븐 제공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설치한 무인점포는 정맥 정보 시스템 등 롯데카드와 롯데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했다. 미리 등록한 정맥 정보를 이용해 점포에 입장, 360도 스캐너를 활용해 물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정맥을 인식시켜 미리 연동해놓은 카드로 결제를 마치면 된다. 소비자가 바코드를 별도로 찍을 필요 없이 스캐너가 물품을 스캔하고, 한 번 정맥을 등록하면 손바닥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끝난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인 이마트24가 시범 운영 중인 무인점포 4곳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만 무인 체제다. 입구에 부착한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태그해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고르고 카운터에 설치된 셀프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입력해 계산한다. 이들 점포는 낮에는 직원이 계산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무인점포가 확산되기에는 아직 기술적이거나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편의점 매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담배와 주류 판매가 어렵다는 것은 무인 편의점 확대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선 편의점 매출의 40%쯤이 담배 매출이다. 현행법상 담배와 주류는 무인판매 대상이 아니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층은 빠르게 무인점포 사용법을 익히지만 중장년층은 조금 속도가 더디다. 신용카드나 앱을 이용해 인증해야만 열리는 문도 누군가 먼저 들어가면 인증을 안 한 사람까지 들어갈 수 있다”며 “업체들은 저마다 결제 단계를 줄이고, CCTV와 연계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구매하지 않은 제품을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htinmaking@chosunbiz.com]

[윤민혁 기자 beherenow@chosunbiz.com]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7/20171127019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