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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무조건 따르라고?"…권위적 정부 규제에 유통업계 위기

Jacob, Kim 2018. 5. 5. 16:48






2018년 5월 4일자 사설





[기사 전문]





출점 제한, 강제 의무휴업에 상생까지…이중규제 논란




유통업계가 출점 제한, 강제 의무휴업 등 규제 강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나서 대형마트를 주말에 문 닫게 했다. 또 정부는 동반성장과 상생을 명분으로 이중규제를 강화해 유통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과 같은 기업의 승자독식이 국내 유통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설 때마다 유통업계와 소상공인이 상생법 적용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 만큼 법 개정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문을 연 롯데몰 군산점은 최근 개점과 동시에 영업을 정지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롯데쇼핑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소상공인협회와 상생방안에 합의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소상공인협회와 지역 소상공인들과 롯데쇼핑 측이 상생안이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소상공인 3개 조합과 합의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2016년 군산지역 소상공인협회와 상생방안에 합의해 1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650여명의 지역 주민을 채용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측은 이미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역 상인들과 상생 합의를 한차례 성사시켰는데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을 적용해 추가 상생 합의를 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도 상인 및 지자체와 갈등으로 백화점 건립이 무산된 사례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부터 추진해온 경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백화점 건립 사업을 철회했다.

신세계그룹이 1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려던 하남 온라인센터 건립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역민들이 교통혼잡·안전위협·환경악화를 이유로 물류센터 건립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007∼2016년 유통기업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규제가 시작된 2012년을 기점으로 유통업체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2007∼2011년 12.1%에서 2012∼2016년 1.8%로 둔화했다. 유통업체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도 2007∼2011년에는 7.6%였으나 규제 강화 이후인 2012∼2016년 연평균 6.4% 감소했다.

이처럼 유통업계 수익이 줄어든 이유는 출점제한, 강제 의무휴업 등으로 성장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최저임금 도입, 신입사원 채용 규모 확대 등 고용 창출까지 나선 탓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7200명)와 비슷한 수준의 신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4월부터 지난해(약1950명) 보다 60% 이상 늘어난 3100여명의 신규채용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도 대규모 점포의 추가 오픈은 없지만 1만명 이상 채용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지나친 규제 유통산업 발전 위협…법개정 시급




문제는 정부가 국내 유통기업들을 옥죄는 사이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독식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은 국내 유통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이 최대 규모의 통합물류 배송센터를 국내에 구축한 것 역시 국내 시장 겨냥을 위한 전략이라는 평이다.

업계는 규제로 인한 혼란을 가중시키기보다는 법 개정과 보완책 마련이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전통규제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를 규제해왔지만 인근 전통시장 살아나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인해 오히려 대규모 고용 불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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