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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文정부 1년] '고용창출 엔진' 유통업…2중, 3중 규제에 브레이크

Jacob, Kim 2018. 5. 9. 22:20







2018년 5월 9일자





- 유통업계,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상위 포진
- 규제에 발목 잡혀 신규 사업 제동
- 최저임금 인상·내수 부진으로 동력 상실





[기사 전문]




최근 5년 간 일자리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였다.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 전경.(사진=신세계그룹)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유통업계의 성장 엔진이 식으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 들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소비 부진으로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일자리 창출 여력이 낮아졌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신규출점도 어려워지면서 유통업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갉아먹고 있다.




◇최근 5년 간 일자리 창출 1위 이마트…상위 5개사 중 3개사 ‘유통업’


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7월 장기근속한 주부사원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지난 3월에는 신세계그룹이 그룹 계열사와 우수 파트너사가 참여한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유통업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단연 톱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1년~2016년)간 일자리를 가장 많이 늘린 업체는 이마트였다. 이마트는 이 기간 종업원수를 1만5307명이나 늘렸다. 이어 현대자동차(9906명), 스타벅스커피코리아(6958명), CJ CGV(6525명), LG화학(5723명)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사 가운데 유통업체가 3곳이나 됐다.

2016년 기준으로 1년 간 종업원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CJ올리브네트웍스로 4033명에 달했다. 롯데쇼핑은 3240명으로 2위를, 스타벅스는 2388명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업계는 지역의 일자리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최근 문을 연 롯데몰 군산점이 대표적이다. 롯데몰 군산점은 760여명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85% 가량을 지역주민으로 채웠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20~30%포인트(p) 높다. 군산이 처한 현실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이 일감 부족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롯데몰 군산점이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과의 상생안 합의

미비를 이유로 사업개시 일시 정지 이행명령을 내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사진=롯데백화점)





◇트리플 악재에 유통업계 일자리 창출 동력 떨어져




하지만 규제로 인해 롯데몰 군산점은 영업 정지 위기에 몰렸다. 개점 나흘 만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영업정지 권고 미이행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시정지 명령을 위한 사전 조치로, 중기부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합의가 우선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유통업계는 이와 같은 사업조정 제도를 두고 ‘이중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한 뒤 정상적인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절차를 거쳐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생법’에 따라 또 한 번 규제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도 서울시의 인허가 지연으로 4년 넘게 상암점 오픈 계획을 미루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하남 부지에 지으려던 온라인종합센터도 지역주민 반대에 하남시가 동조하고 나서며 차질을 빚고 있다. 규제로 신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규 일자리가 날아가 버린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도 유통업계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지난 3월 대형몰, 슈퍼마켓 등이 포함된 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9만6000명 줄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규 고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방향성은 동의하지만 급격하게 올리다 보니 정책의도와 달리 현실적으로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속도조절 등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결정에 이뤄졌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생산성 범위 내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유통업계의 점포 구조조정도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백화점 시장은 최근 몇 년째 30조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대형마트 시장도 32~33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안양점 매각을 추진 중이고 대형마트는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매출 부진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특성상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용 능력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라면서 “하지만 각종 규제로 신규사업이 막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등 예년과 달리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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