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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 제치고 시리아 문제 논의... EU 끌어들인 러시아ㆍ터키

Jacob, Kim 2018. 10. 29. 15:58






조선일보와 논조 차이 ( http://blog.daum.net/byzantine1988/3673 )





2018년 10월 28일자





독일^프랑스 정상과 4개국 회담... 유엔 중재로 시리아 선거 합의





[기사 전문]




7년여 동안 35만명의 희생자를 낸 시리아 내전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내전 이후 판짜기를 놓고 강대국들의 신경전은 치열해지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승기를 굳히면서 아사드 정권을 전폭 지원해온 러시아가 전면에 나섰다. 러시아는 반군의 버팀목인 터키에 독일과 프랑스를 끌어들여 판을 키웠다. 중동의 수호자를 자처해온 미국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대신 조연들이 부각되는 독특한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만나 시리아 해법을 논의했다. 합의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반군의 최후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 비무장지대에서 휴전을 유지하고, 유엔 중재로 헌법위원회를 구성해 시리아의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이들 4개국 정상이 시리아 문제에 머리를 맞댄 것은 처음이다.



2.


이처럼 4개국이 함께 판을 벌였지만 눈독을 들이는 잿밥은 제각각이다. 러시아는 시리아가 제2의 아프간이 되지 않도록 서둘러 내전을 끝낼 필요가 있다. 미국을 빼고도 매듭지을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터키는 한때 미국과 손잡고 러시아에 맞섰지만, 미국이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 터키의 눈엣가시인 쿠르드를 지원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으르렁거리던 러시아와 터키 모두 중동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을 제외한 협의체 구성에 의기투합한 셈이다. 이들이 독일과 프랑스를 끌어들인 건 시리아 전후 재건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막대한 재건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독일도 유럽으로 밀려드는 난민 문제의 진원지인 시리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처지다. 프랑스는 강한 유럽을 표방하며 미국과 다른 독자노선을 표방한 터라 시리아 사태 종식은 존재감을 부각시킬 좋은 기회다.

알자지라는 “러시아와 터키가 유럽연합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와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막상 사태가 이들의 입맛대로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합의에는 아사드 정권의 반인도주의적 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등을 돌릴 경우 합의는 휴지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 유엔 중재 선거안은 당사자인 아사드 대통령은 물론 야당조차 외부세력의 개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3.


역시 최대 변수는 미국의 막판 선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으면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8월과 지난해 4월 대대적인 공습을 가한 터라, 이후에는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바레인 국제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중동에서 오랜 기간 지속해온 투명한 약속을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뺀 시리아 전후 재편은 용납할 수 없다는 따끔한 경고를 날린 셈이다.

시리아 동부 데이르 알주르에서 26일 IS의 기습으로 미군이 지원하는 시리아민주군(SDF) 70여명이 사망하면서 미국도 섣불리 발을 빼기 곤란한 상황이다. 미군 2,000여명은 영국 등 국제동맹군과 함께 시리아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남동부 국경지역 아트탄프에 주둔하며 IS에 맞서 싸울 병력을 양성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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