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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터키가 IS 잡는 쿠르드 민병대를 싫어하는 이유 [월드이슈]

Jacob, Kim 2018. 11. 9. 02:13






2018년 11월 8일자





[기사 전문]




“우리는 유프라테스강 동안(東岸)의 테러 조직을 단계적으로 제거할 것이다. 우리는 경고없이 (시리아 영토로) 들어갈 수 있다.”


※ 2018년 11월 28일자 [연합뉴스] "IS는 시리아 주둔 핑곗거리"…터키 에르도안 또 美 때리기" 란 기사 중단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YPG 위협을 방치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터키는 '몇달 안(3~4개월)'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터키군이 조만간 시리아 내 유프라테스강 동안 지역 주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상대로 대규모 격퇴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당원들을 상대로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터키는 한편으로 (터키 정부에) 도발을 자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다에시(IS를 낮춰 이르는 아랍어 약칭)를 부활시키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과 시리아 전체를 화염과 유혈로 몰아넣으려는 세력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전 준비가 이미 끝났다고 전했다. 터키군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31일 또다시 YPG를 대상으로 포격을 감행했다.




1-2.


YPG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에 속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 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터키는 그동안 YPG를 최대 안보위협으로 인식해왔다.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최근 미국·터키 간 외교 갈등의 원인이 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 문제도 쿠르드와 연관돼 있다. 터키에 오랜 시간 거주해온 브런슨 목사는 터키의 실패한 군 쿠데타 연루자 색출이 한창이던 2016년 10월 쿠르드족 분리주의 조직과 연계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터키가 브런슨 목사의 석방 요청을 거절하며 미국은 대터키 경제 제재 조치를 내렸지만, 터키는 한동안 뜻을 굽히지 않았다.



2.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터키의 시도는 계속됐다. 터키는 2016년 8월 시리아 북서부에서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을 벌여 쿠르드 세력의 서진을 차단했다. YPG가 국제동맹군과 함께 IS 격퇴전에 나서며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의 장악력이 강화되자, 터키는 올해 1월 또다시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으로 향했다. 터키는 YPG를 몰아내기 위한 이 군사작전에 아프린의 상징이자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테러조직 소탕’이라는 명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평가다. 두 달 뒤인 3월, 터키는 시리아 내전의 혼돈 속에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아프린 지역을 점령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 1일 SDF가 2016년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IS를 몰아내고 장악한 시리아 북부 국경 도시 만비즈에서 터키군이 미군과 공동정찰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시는 SDF의 주축인 YPG의 통제 아래 들어간 상태였다. YPG의 입장에서는 피를 흘려가며 IS와 싸워 도시를 장악했지만 터키에 통제권을 내주게 생긴 셈이다.



3.


하지만 미국은 터키와 쿠르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터키가 YPG 소탕작전을 벌이겠다고 위협한 시리아 북동부 국경지역에서 지난 2일 미군이 SDF와 특별 정찰에 나섰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대변인 롭 매닝 대령은 지난 5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이번 정찰 활동은 미국·터키·SDF가 이 지역에서 안전과 안보를 유지할 수 있게 하려는 조처”라고 밝혀, 양측의 충돌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하지만 터키가 이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하자 미국 정부는 터키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핵심 지도자 3명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며 달래기에 나섰다.

YPG를 향한 터키의 공격이 지속되며 시리아 내 IS 소탕작전은 차질을 빚고 있다. 시리아 동부에서 지난 9월부터 IS 소탕전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SDFIS의 극렬한 저항에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시리아 내 주요 도시 거점을 모두 상실했지만, 동부 데이르에조르주의 하진 등 이라크 인접 지역에 남아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진 일대에서 저항하는 IS 조직원은 2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SDF는 지난달 말 터키가 시리아 북부 지역 YPG 기지를 포격한 뒤 같은달 31일부터 하진 등의 IS 소탕전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SDF는 터키군의 공격을 ‘도발’이라고 규탄하며 “터키군의 공격이 계속되면 다에시 격퇴전이 장기간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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