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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프라테스 이웃의 메시지] 트럼프의 미군 철수 발표 이후 / 압둘 와합

Jacob, Kim 2019. 1. 3. 20:35







| [유프라테스 이웃의 메시지] 트럼프의 미군 철수 발표 이후 / 압둘 와합





압둘 와합 /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연속 기고





2019년 1월 2일자





[기사 전문]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 쿠르드 민병대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쿠르드 민병대가 다시 바샤르 아사드 정권과 손을 잡고 연대하자는 (쿠르드와 아사드 정권 간에) 수차례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믿었는데 그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번 미군의 철수를 통해 그 오해가 풀리고 진실이 드러났다.




러시아, 이란, 아사드 정권은 미군의 시리아 철수 소식을 듣자마자 기뻐하며 ‘우리가 승리했다’고 연신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쿠르드, 터키-쿠르드 간 협상이 이뤄지도록 조율하며 새로운 시리아 판을 짜는 데 거리끼는 게 없어졌다. 시리아 국민들은 러시아가 더는 미군과 충돌하지 않을 테니 시리아에서 더욱 강력한 군사활동을 할 것이라며 불안해한다.

아사드는 쿠르드 민병대와 힘을 합쳐 미군의 영향력 아래 있던 유프라테스강 동부지역을 되찾고 이들리브와 인근 지역에 남은 반군지역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요르단이 요르단-시리아 국경을 열어 공식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시작했고, 지난 12월16일에는 시리아 혁명 이래 아랍연맹 회원국 정상 중 처음으로 수단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방문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12년 2월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는데 7년 만에 시리아에 대사관을 열었다. 이것은 아사드 정권과의 ‘외교 정상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노력으로 아랍연맹은 8년 전 회원 자격을 박탈한 시리아 회원 복귀 절차를 준비 중이고 바레인과 다른 아랍 걸프국가들이 곧 아랍에미리트처럼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모든 움직임은 미국의 허락을 받아 시작된 것이다.

터키는 유프라테스 동부지역에 들어가 ‘안전지역’을 설치해서 많은 난민들이 다시 고향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군이 철수하면 더 이상 미군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미군의 도움 없는 쿠르드 민병대도 감당할 수 있으니 터키는 행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게, 터키도 조심스럽고 부담이 될 부분이 있다. 미군 대신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무장 테러단체들을 제거하고 미군이 차지했던 지역에서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




한편 시리아 정권은 서구 국가들한테 개방적인 모습을 드러내려 관영 언론을 통해 산타 옷을 입은 군인들과 시민들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모습을 계속 내보였다. 그러나 많은 시리아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왜냐하면 아사드는 지금도 복수를 하고 있는데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더 야만적이고 무차별적으로 복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쿠르드 민병대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새로운 전투가 벌어지거나 아사드 정권 혹은 아이에스가 그 지역을 통제할까 봐 국민들이 긴장하며 두려워하고 있다.




2018년은 시리아 국민에게 끝까지 괴롭고 어려운 해였다.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미국, 러시아, 다른 강대국들은 시리아의 정부, 반정부, 쿠르드, 아이에스 등을 자신들의 대리자로 사용할 것이다. 2019년은 시리아 국민들에게 평화롭고 안전한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767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