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7일자
랄라블라, 2004년 론칭 이후 첫 매장 감소…매장 크기·유동 인구 등 입지 조건 까다로워
[기사 전문]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매년 30~40%씩 늘어났던 헬스앤뷰티(H&B) 매장 출점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주요 H&B업체 매장 증가율은 한자릿 수로 뚝 떨어졌다. 주요 상권 대부분에 H&B 매장이 들어서면서 마땅한 입점 부지 확보가 어려워져서다.
H&B 업체들은 포화 상태에 놓인 시장 상황을 내실 강화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상권별 맞춤 매장을 강화하고, 40~50대 중년층 고객을 위한 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롯데롭스' 등 주요 H&B 브랜드들 매장 수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H&B 업계 1위(매장 수 기준) 올리브영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1100여개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1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 552개, 2016년 800개, 2017년 1074개로 연평균 261개 매장을 확대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왓슨스'에서 간판을 바꿔 달은 랄라블라는 오히려 매장 수가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랄라블라 매장 수는 168개로 1년 전과 비교해 18개 줄었다. 매장 수가 줄어든 건 2004년 홍콩 AS왓슨과의 합작법인인 '왓슨스코리아'를 론칭한 이후 처음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랄라블라로 브랜드를 바꾸고 내실 강화 차원에서 부실 점포를 정리했다"며 "추후 입지 분석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장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공격적인 출점을 예고했던 롭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롭스 점포 수는 124개로 28개 늘리는데 그쳤다. 당초 목표했던 50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롭스는 올해 출점 속도를 조절해 지난해 목표의 절반 수준인 26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H&B 업체들이 신규 출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서울 및 수도권 등 주요 상권에 H&B 매장이 포화상태여서다. 최근 3년 동안 720여개 H&B 매장이 문을 열었다. 전체 H&B 매장 수가 1500여개인 걸 감안하면 불과 3년 사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매장 크기와 까다로운 입지 조건도 걸림돌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H&B 매장의 기준 면적은 100㎡(약 30평)를 넘는다. 기준 면적이 50㎡ 수준인 편의점과 비교하면 공간 제약이 크다. 입지 조건도 까다롭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화장품이 차지하는 H&B 특성상 골목 상권보다는 유동 인구가 많은 대로변 입점이 필수다.
출점이 어려워진 H&B는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상권에 맞춘 매장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20~30대 고객 비중이 높은 강남 상권을 고려해 색조 화장품을 1층에 전면 배치했다. 롭스는 강원도 원주에 롯데슈퍼와 결합한 매장을 선보이며 장을 보면서 화장품까지 살 수 있는 원스톱 매장을 선보였다.
H&B 업계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중요한 H&B 특성상 서울 및 수도권과 거점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입점이 쉽지 않다"며 "신규 출점보다 고객 연령층 확대 등 기존 점포의 내실 강화를 우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원문보기: http://news.mt.co.kr/mtview.php?no=2019020710352918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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