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유통업·신사업·물류/신규출점관련

[조선비즈] 백화점 3사 아울렛 대전 격화..."공급 많다" vs "아직 성장 여력 충분"

Jacob, Kim 2017. 3. 18. 08:01




2017년 3월 13일자




[기사 전문]



경기 불황과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백화점 업계가 연이은 아울렛 출점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체험형 공간 등을 제공하는 대형 아울렛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공격적인 출점 경쟁으로 백화점 3사가 운영하는 아울렛 수는 현재의 21개에서 2020년 31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4년 사이에 무려 10개나 증가하는 것이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시흥점 조감도./ 신세계사이먼 제공




차별화를 내세운 백화점의 아울렛 확장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인천 송도와 동대문에 아울렛을 새로 열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0.63%, 5.62% 늘어나는데 이들 신규 아울렛 개장이 톡톡히 한몫했다.


롯데도 경남 진주, 전남 남악에 아울렛을 개점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매출은 마트 부문의 부진 등으로 1% 남짓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15% 늘었다. 지난해 신세계 매출은 18.98% 증가했는데, 독립법인인 신세계사이먼의 아울렛 매출을 포함하면 매출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사이먼은 2015년 매출 116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출점 경쟁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된다면 득보다 실이 많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권, 배후 수요, 구매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무차별적 확장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2020년 유통 3사 운영 아울렛 31개…수도권에만 12개 밀집



유통업계가 잇따라 초대형 아울렛을 선보이는 이유는 수년째 지속되는 백화점 시장의 저조한 성장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백화점 3사 매출은 29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온라인 쇼핑몰 등 이커머스 업체가 빠르게 성장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잇따른 아울렛 개점으로 백화점이 다시 성장세를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백화점 3사 매출은 31조원으로 전년대비 6%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개선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등 신규점들의 덕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4월 문을 연 송도점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2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개장과 동시에 흑자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관계자들이 지난해 4월 28일 인천시 연수구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송도점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올해 역시 아울렛 대전은 지속될 것올 전망된다. 백화점 빅3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롯데다. 현재 총 15개의 아울렛을 운영 중인 롯데는 올해 경기 용인점과 고양점, 전북 군산점을 개장한다. 2018년 이후엔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 제2점과 양주점을 선보인다.


동대문, 가산, 김포, 송도 등 4곳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현대시티아울렛가든파이브점(가칭)을 시작으로 대전(2018년)과 남양주(2019년), 동탄(2019년)에 순차적으로 프리미엄 아울렛과 시티아울렛을 출점한다. 2007년 국내 최초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을 도입한 신세계는 오는 4월 부산에 이어 시흥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다.


백화점 3사가 운영하는 아울렛 수는 현재 21개다. 특히 수도권·경기 지역에 12개가 모여있다. 개장 예정 아울렛까지 포함하면 2020년에는 유통 3사가 운영하는 아울렛이 31개로 늘어난다.


구매력을 갖춘 수도권에 아울렛 출점이 집중되다 보니 상권이 겹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롯데 프리미엄아울렛과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의 경우 불과 약 6km 거리밖에 떨어져있지 않다.



◆ 지나친 출점은 毒 지적도…“몰링 현상 감안하면 아직은 성장 여력 높아” 반박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저성장 모드에 진입한 상황이라 백화점 3사간 출점 경쟁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내수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아울렛 매장이 하도 많이 생겨 이월상품은 재고가 부족할 지경”이라며 “최근에는 기획상품(아울렛 용으로 따로 발주하는 것)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아울렛 황금기를 맞이했던 일본은 최근 아울렛업계가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아울렛 업계 전체가 미쓰이계(三井系)와 미쓰비시계(三菱系) 2강만 살아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두 회사는 이월상품이 아닌 아울렛 전용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아울렛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미국도 전체 아울렛 수가 1996년 329개에서 2012년에는 185개로 급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아울렛에 체험형 매장을 도입하면 아직 성장 여력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의 미래가 ‘몰링(malling·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소비 행태)’에 있고, 이를 감안하면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내부 전경.

‘스타필드 하남’은 개장 후 140일 만인 지난 1월 26일 누적 방문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신세계 제공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몰링이란 결국 아울렛에 가족형 테마파크, 스포츠·문화 시설을 접목해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점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가족 대상 체험형 매장, 아동 관련 상품기획, 프리미엄 식품관 등을 내세웠다. 올해 4월 개장 예정인 신세계사이먼의 프리미엄아울렛 시흥점은 스페인 컨셉의 이국적인 경관이 특징이다. 지난달 신축공사에 착수한 롯데아울렛 군산점은 지하 1층, 지상 7층 복합쇼핑몰의 형태에 1062석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넣는다.


하남 스타필드의 개발을 맡은 미국 쇼핑몰 개발·운영업체 터브먼사(社)의 로버트 터브먼 회장은 “소비자들은 더이상 물건만 사기 위해서 쇼핑몰에 오지 않는다”며 “쇼핑 공간의 설계부터 입점하는 브랜드들의 테마, 이외 편의시설 등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위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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