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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아시아투데이] [전인범 칼럼] 트럼프가 김정은을 먼저 공격하진 않는다

Jacob, Kim 2020. 1. 7. 23:29








2019년 12월 19일자





[칼럼 전문]





북한이 공격하지 않는 한 미국 군사작전 가능성 낮아
북한 비핵화만 약속하면 정권유지·경제발전 할 수 있어





미·북간 북한 비핵화 협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체제 보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경제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년 동안 핵 시험이나 개발은 물론 장거리 로켓 개발도 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또 북한은 남한이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고 끌려만 다니고 있어 상대할 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미국의 첨단무기를 도입하고 있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남한에 미국을 버리고 우리 민족끼리 뜻을 합쳐 ‘함께하자’고 요구한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과는 상반되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것을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세 번씩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한·미 군사훈련도 실제 병력이 기동하는 것을 완전히 없애고 훈련 규모도 줄여 일부분만 실시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또 추가적인 경제제재도 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의 탄도탄 시험 발사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응이나 반응을 최대한 자제했다고 강조한다. 북한 인권문제도 과거와 달리 가급적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공격하지 않는 한 미국 군사작전 가능성 낮아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한계를 알면서도 국제사회에 비핵화 ‘보증’을 서줬다. 이를 바탕으로 미·북 정상이 만났다. 그나마 국제사회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한 것도 우리 정부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 가능했다. 우리 정부는 나라 안팎의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 입장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으면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과 국민의 안정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의 노력과 일관된 호의를 무시하면서 심지어 조롱에 가까운 표현까지 하고 있어 답답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상황들을 미뤄 볼 때 2020년 새해 초에는 북한이 미·북 협상의 ‘새로운 판짜기’ 전략으로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로켓 능력 개발이나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중국과 러시아의 중재안이 오히려 북한의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북한의 도발이나 적대적 방향으로의 정책 변화가 있을 경우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다. 약 2년 전의 한반도 상황은 ‘화염과 분노’ ‘코피작전’ ‘참수작전’과 같은 매우 극단적인 표현들이 난무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말폭탄이 재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직접 공격하거나 미국의 우방을 공격하지 않는 한 미국이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적다. 북한에 대해 군사적으로 ‘따끔한 일격’을 가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민과 특히 자신의 지지층에게는 ‘힘 있는 미국의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년 반 동안 나름 성숙했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만 약속하면 정권유지·경제발전 할 수 있어    



다만 북한이 고의가 아니더라도 우발적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 문제다. 예컨대 일본 상공을 지나던 로켓이 일본 땅에 떨어지거나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로켓이 오작동해 수도권 밀집지역으로 낙하해 폭발하는 경우다. 북한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군사도발로 간주될 수 있다. 또 모든 나라는 로켓을 발사하기 전에 항해경고나 비행경고를 한다. 대략 어디로 어느 정도 높이로 비행체를 발사하니 주의하고 미리 대비하라는 차원이다. 북한은 이러한 국제규범을 지킬 때도 있지만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만일 북한이 사전 경고 없이 로켓을 쏘다가 지나가던 민항기나 배가 맞아 인명 피해라도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비핵화만 약속하면 정권 유지와 필요한 만큼의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며 북한의 필연적 변화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과 튼튼한 국방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특히 2020년은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 등 나라 안팎으로 변수가 많아 최악의 상황도 잘 대비해야 한다. 유비무환이 새삼 어른거리는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미리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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