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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글로벌 In&Out] 광인 전략과 이란 사태에서 북한이 얻을 교훈

Jacob, Kim 2020. 1. 24. 21:58









2020년 1월 15일자





[칼럼 전문]





2020년 1월 3일에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방문 중에 드론 폭격으로 암살당했다. 이란의 최고 현직 장교이자 권력 순위에서 2위로 꼽혔던 인물이다. 미군이 공공연히 폭격으로 암살한 만큼 일각에서는 선전포고라고 분석됐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라도 현직 고위 군간부를 암살하는 행위는 선전포고로 여길 것이다.


이 선전포고에 이란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먼저 솔레이마니를 묻고 미군 공군기지를 습격했다. 장례식에서 보복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이란 정부도 보복을 하겠다고 했지만 대응은 매우 온화했다. 체면을 지키기 위해 습격했지만 습격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미군에 실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란은 이라크 미군기지 습격에 대한 정보를 이라크에 알렸고, 이라크는 미국에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란 사태에서 북한 당국은 무엇을 배웠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폭격을 취소했을 때와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규칙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매우 다를뿐더러 북한과 비슷하게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할 때가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벼랑 끝 전술로 인해 고위 간부가 암살당할 수도 있고 지도층에 매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만하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위협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 보장 약속이나 제재 완화 합의서를 받아내더라도 핵 포기는 곧 자살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할 것 같다. 이란이 2015년 핵무장 방지 합의를 체결했던 점을 보면 더욱 분명하다. 만약에 이란이 그동안 핵무장을 했다면 제재와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상당했겠지만,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전쟁 가능성도 없어졌을 것이 아닌가.


또 한편으로는 미국을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모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시 벼랑 끝으로 가겠다는 지난해 말의 상황은 1월 들어 약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발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연설에서 연말 시한부라든가 새 길이나 ‘성탄절 선물’ 등 협박 논의를 지적하면서 아직도 협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협박보다 ‘자력’과 제재 감당 논의가 강하기도 했다.


마치 솔레이마니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당분간 추가 도발에 대한 협박을 하지 않고 지켜보자는 내용이었다. 지난 칼럼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장거리미사일 시험(위성 발사 포함)이나 핵실험은 미국의 핵 관련 협상 기본값을 바꿀 효과가 없을뿐더러 현재 이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채택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만약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제재가 채택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북한 경제를 봉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선박과 항공 차단도 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과 전쟁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해 왔듯이 고립주의적 외교 본능도 없지 않다. 다만 강대국의 대통령으로서 힘의 논리를 갑작스럽게 쓰는 경우가 있다. 그에게 일관된 전략이 있다기보다는 김일성을 미화하는 말로 북한 선전물에 나오는 ‘항일유격대식’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많다. 항일유격대보다 광인 전략(madman theory)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원래 동아시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렵고 가장 무섭게 협박하는 나라는 북한이었다. 북한은 미국에 제재 완화를 받아내려고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핵을 보유하고 단기적으로는 핵을 숨기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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