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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US REPORT] 다시 나타난 김정은…선거 앞둔 트럼프·바이든 모두 北에 관심 없어

Jacob, Kim 2020. 5. 20. 20:51

 

 

 

 

2020년 5월 11일자

 

 

 

 

[칼럼 전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둘러싼 한바탕 소동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끝이 났다. 김 위원장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 일주일 만인 지난 4월 20일(현지 시간) CNN이 ‘위독설’을 제기하며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CNN은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상태라는 정보를 입수해 확인 중이라고 긴급 뉴스를 타전했다.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다각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문제는 CNN의 보도 태도였다. 첫 보도 때부터 이미 위독설을 기정사실화했다. 돈 레몬 앵커는 해당 뉴스를 취재한 짐 슈토 기자에게 김 위원장 사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부터 물었다.

최악의 오보가 양산된 데는 나름 권위 있는 미국 언론사인 CNN의 책임이 컸다. 보도 당일부터 한국 정부는 신변이상설을 적극 부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며칠 뒤 CNN 보도를 오보라고 규정했으나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CNN은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2일 모습을 드러낸 뒤에도 “북한은 정보의 블랙홀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며 오히려 정보기관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언론의 호들갑에 국내 일부 언론도 동조하면서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신뢰성만 깎이고 말았다. 북한 문제로 먹고사는 미국의 소위 전문가들도 멋쩍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짜뉴스’ 비웃듯 다시 나타난 김정은

 

 

반대로 김 위원장은 실보다 득이 컸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 비핵화 문제는 한동안 미국 언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북한에 대한 뉴스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미국이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 하지만 이번 소동으로 김 위원장은 다시 존재감을 회복하는 꼴이 됐다.

물론 이번 사건이 교착된 미북 관계에 물꼬를 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려면 앞으로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인 데다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며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대선을 앞두고 현상 유지를 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 자신들이 이슈가 되기를 원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대화 궤도에 복귀할 명분이 없다. 김 위원장은 올 초 “미국이 적대정책을 추구한다면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선제적 양보를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공개 천명한 셈이어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변수는 미국 대선의 흐름과 북한의 전략적 변화 여부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추세가 계속되면 북한이나 이란 등 외교 이슈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깜짝쇼’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 상태에서 김 위원장과 마주 앉을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진전이 선행돼야 한다며 제재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뚜렷한 비핵화 협상 전략을 갖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의 정권 교체 시 상당 기간 제재 해제를 노릴 기회가 사라질 것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정부와 재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 조야에서는 김 위원장이 불확실성을 배제하기 위해 미국 대선 이후에야 협상을 다시 모색할 것이란 예상이 여전히 우세하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honzul@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8호 (2020.05.13~05.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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