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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대형마트 vs 소셜커머스, 신선식품 놓고 혈투 벌인다

Jacob, Kim 2017. 2. 11. 01:32



2017년 2월 10일자




"온라인 소셜커머스와 오프라인 대형 마트의 경계가 점점 더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입하는 도구의 차이일 뿐입니다. 특히 신선식품은 물류 관리와 배송이 핵심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경계선이 더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유통업계 관계자)



[기사 전문]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은 지난해 초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통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기저귀와 분유로 대표되는 유아용품의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가격의 끝’으로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는 세제 등 생필품까지 소셜커머스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이 목표였다.

소셜커머스 3사인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은 당시 지역상품이나 할인 쿠폰 등을 판매하던 비즈니스모델을 탈피하고, 유아용품과 생필품 판매를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일로를 달리고 있었다.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주문한 물건을 다음날 집 앞까지 배달했기 때문에 영·유아를 보살피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소셜커머스 이용이 급증했다. 이들 소비자는 굳이 대형 마트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이마트를 위시한 대형마트는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좌시할 수 없었고, 결국 가격 경쟁에 나섰다. 




◆ "가격의 끝? 더 싸게, 더 빠르게"

정 부회장은 ‘더 싸고, 더 빠르게’를 강조했다. 최저가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성장한 소셜커머스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지난해 2월부터 기저귀와 분유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선포한 이마트의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현재 56여가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저귀와 분유를 둘러싼 최저가 전쟁에서 아직 승패가 갈리지 않았지만,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마트들이 소셜커머스를 상대로 직접 경쟁을 펼쳤던 만큼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소셜커머스 3사는 2010년 서비스 개시 후 줄곧 변두리 유통 채널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마트의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통해 좌시할 수 있는 유통 플레이어로 성장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

소셜커머스도 반격에 나섰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을 시작했다. 각종 육류와 채소, 과일 등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의 서비스이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마트들의 영역이었던 신선식품 시장에 소셜커머스 기업이 최초로 진출한 사건이었다.





위메프에 따르면 ‘신선생’ 개시 후 1주차(지난해 11월14~20일) 대비 9주차(지난달 9~15일)를 비교한 결과 냉장·냉동상품의 판매 수량이 3000여개에서 2만2000여개로 5배 넘게 성장했다. 성장률로는 570%가량이다. 판매 건수도 같은 기간 1300여건에서 7300여건으로 450%라는 고속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거래액도 354% 신장했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과 쌀, 생수, 간편요리 상품 등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의 거래액은 277%, 판매 수량은 428% 각각 성장했으며, 판매 건수는 3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에는 티몬도 신선식품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티몬프레시’라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몬의 생필품 판매 브랜드 '슈퍼마트' 내에 전문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고른 신선식품을 공급한다. 티몬 측은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마트 대비 최대 66%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 물류센터 효율화, 냉장·냉동 설비 투자…신선식품 시장 본격 진출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마트의 영역이었던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가장 먼저 빠른 직배송 체계가 꼽힌다. 슈퍼마트와 '원더배송'(위메프), '로켓배송'(쿠팡)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류센터의 효율화와 냉장냉동 설비 투자도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꼽는 요인들이다.

실제 위메프는 경기 광주 소재 물류 센터 내에 660평 규모의 냉장시설을 마련했다. 이전에는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이 센터로 옮기고, 다시 여기서 가정으로 배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가 컸다. 이에 반해 전국에 오프라인 상점을 둔 대형 마트는 안전을 앞세워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대형 마트도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작년 이마트몰의 전체 매출 가운데 27.2%를 신선식품으로 벌어들인 이마트는 온라인 쇼핑 전용의 자동화 물류 센터 '네오(NE.O)'를 관련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네오'는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각각 영상 8도, 영하 20도 이하로 온도를 맞춰 보관하고, 배송 시 전용 보냉상자에 담아 신선도를 유지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롯데마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벌어들인 전체 매출 가운데 신선식품 비중은 30% 수준이다. 고객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허브로 활용해 배송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오프라인 상품의 경쟁력을 그대로 온라인에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필품 최저가 경쟁에 이어 신선식품 직매입이 이번에는 대형 마트와 소셜커머스 간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절대 사업자’가 없는 분야라 효과적으로 선점하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업체가 주도권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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