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7일자
[기사 전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논란으로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가 1,900여명 직원들의 일자리 유지 필요성에 기사회생했다. 진에어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신규 노선 허가가 제한되는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저가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이 불법인 것은 맞지만 정상 영업 중인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할 경우 오히려 근로자 고용 불안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5,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 참사’ 상황에서 국토부가 앞장서 일자리를 줄일 수는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6월 국토부가 진에어의 면허 취소 여부 발표를 미룬 이유도 일자리에 대한 고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차례 열린 청문 과정과 외부 전문가 참여 자문회의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 직원들의 고용 불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자문회의 기류가 확 달라졌다”며 “’기계적인 법 적용을 고수하기 보다 사회경제적으로 초래될 부정적 파급 효과를 더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앞서 진에어 직원들은 집회를 열고 “진에어에 직ㆍ간접 고용된 인원은 2만여명”이라며 “면허가 취소되면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객 불편과 소액주주 손실 등도 감안됐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중 3위인 진에어의 이용객은 상반기 176만여명을 기록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진에어의 고객들을 당장 흡수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또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국가 기관의 적법한 심사와 승인 절차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진에어를 강제 퇴출시킬 경우 주주 2만4,000여명은 일방적 손해를 입게 된다. 진에어 주주의 40% 안팎이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국내 행정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물론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스스로 칼을 거둬 들인 국토부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로 진에어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김 차관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일정 기간 신규 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을 제한하겠다”며 “진에어가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대책’이 철저히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진에어가 제출한 개선 방안에는 ▦의사결정 체계 정비 및 경영 투명화 ▦준법지원 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이 담겼다.
진에어는 국토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노조는 “국토부가 모순된 법을 억지로 적용해 직원 생계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진현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국토부 역시 진에어 사태로 불거진 내부 인력 구성 문제 등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며 “관련한 내부 감사 결과와 항공안전 및 소비자보호 강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구체화해 내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및 보도자료 / 이메일
정재호 기자 / next88@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 777hyunwoo@hankookilbo.com
원문보기: http://www.hankookilbo.com/v/ddb10e2aa6d8487b8784f13cb58cf6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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