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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트럼프-에르도안, 쿠르드족 놓고 밀약? 타협?

Jacob, Kim 2018. 12. 25. 21:25






2018년 12월 24일자





‘터키는 시리아 북부 통제하고 쿠르드족 공세는 자제’

트럼프, 에르도안 통화 뒤 “천천히, 고도로 조율된 철수”

터키 병력, 시리아 북부의 미군 주둔지 진입




[기사 전문]




시리아 주둔 미군 2000명을 뺀다고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철군 속도 조절론을 들고 나왔다. 시리아 문제를 터키에 넘기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에게 시리아 북부 접경 지대의 통제 강화를 허락하는 대신에 쿠르드족에 대한 공세를 자제시키는 타협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우리는 이슬람국가(IS), 시리아에 대한 우리의 상호 개입, 그리고 이 지역에서 천천히 이뤄지고 고도의 조율을 거치는 미군 철수를 논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조율을 거친 뒤 철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생산적인 통화를 했고, 우리는 교역 및 시리아 상황 전개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터키 대통령궁은 “양국의 군사, 외교 및 다른 분야 관리들은 시리아에서 미군 철군과 이행 국면의 남용으로 빚어질 수 있는 세력 공백을 피하는 협력을 보장하는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국방부에 30일 내로 철군을 완료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한 뒤 밝힌 내용은 점진적인 철군을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 세력을 겨냥한 터키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대책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불투명하나, 터키-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터키군의 통제를 강화하는 대신 쿠르드족에 대한 공세는 자제하는 것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미국은 2014년 이슬람국가의 부상 이후 그 격퇴 작전을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에 의지했다. 하지만 터키는 쿠르드족 민병대의 세력 확장이 자국의 쿠르드족과 연계될 수 있다며, 이들을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고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군사 공세를 감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발표 전인 17일 쿠르드족 민병대에 곧 공세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군 철수 발표는 쿠르드족에 대한 대대적 소탕 작전을 터키에 허락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특수부대와 군사고문단 등 미군 병력이 쿠르드 민병대와 분리된다면 터키의 공세는 시간 문제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들은 터키군이 23일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부 만비즈 근처에 병력을 증강했다고 전했다. 50여대의 터키군 장갑차 등이 국경을 넘어 배치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군 주둔지에 터키군이 진입하는 것은 양국의 합의 하에 통제권을 이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제 다 당신들 거다. 우리는 끝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이슬람국가를 몰아낼 수 있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자신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사구팽 위기에 몰린 쿠르드족 세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터키 정부군뿐 아니라, 시리아 북서쪽을 장악한 친터키 계열 민병대도 쿠르드족에 적대적이다.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쿠르드족이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 쪽에 접근해 내전 양상이 한층 복잡해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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