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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매티스 ‘독설 서한’에 해임 앞당긴 ‘뒤끝 트럼프’

Jacob, Kim 2018. 12. 24. 23:06






2018년 12월 24일자





ㆍ사임 두 달 남기고…‘군경험 전무’ 섀너핸 부장관 대행 체제
ㆍ비난 여론 감안 “터키와 조정된 철수 논의” 속도 조절 시사





[기사 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2개월 앞당겨 퇴진시켰다. 이는 매티스 장관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반발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퇴 서한에서 안보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분풀이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매우 재능 있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56)이 내년 1월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으로 일하게 되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섀너핸은 1986년부터 30년 넘게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서 일하며 임원을 지낸 뒤 지난해 초 부장관에 임명됐다. 보잉사 임원 재직 당시 글로벌 공급망 전략과 첨단기술 사용을 감독하며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매티스 장관과 달리 군 경험은 전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매티스 장관의 퇴임 시기를 내년 2월 말이라고 설명했다. 사흘 만에 전격적 조치를 한 것은 매티스 장관의 독설적 퇴진 서한에 대한 불쾌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경멸하고 아시아 내 미군 주둔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임할 때 써야 하는 그런 서한이 아니었다”고 말해, 매티스 장관의 서한이 조기 교체의 결정적 이유임을 나타냈다.

AP통신 등은 미 국방부의 장관 대행 체제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후임 장관이 확정될 때까지 직무를 유지하는 것이 관례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교체 뜻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한다.




매티스 장관의 자진 사의 표명 이후 ‘이슬람국가(IS) 격퇴’ 담당 브렛 맥거크 특사가 사임 의사를 밝히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시리아 철군 결정 재고 요구가 나오는 등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22일 시리아 철군 행정명령이 서명됐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정부는 계획대로 시리아 철군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국내외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철군의 속도를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면서 “우리는 IS와 시리아에 대한 양국의 상호 개입, 이 지역에서 미군의 완만하고 조정된 철수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IS 격퇴전 파트너인 쿠르드족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는 터키는 트럼프 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반기면서 쿠르드 점령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속도대로 철군을 진행하려면 터키의 쿠르드 공격 욕구를 자제시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당시 “IS의 99%가 패퇴했다”면서 “(미군은) 왜 아직도 거기에 있냐”고 따져 물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22일 쿠르드족 민병대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북부 만비즈 인근에 특수부대원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미군 철수 시 혼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병력이라고 주장했지만 쿠르드족 민병대는 “우리가 공격당한다면 방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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