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4일자
ㆍ이라크와 경제협력 늘리는 등
ㆍ‘이란 영향력 차단’ 움직임에
ㆍ이란, 무역단 파견 등 ‘맞대응’
[기사 전문]
시리아 철군 계획을 밝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동쪽 전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접국 이라크를 이란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존재감을 높여온 이란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트럼프 정부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당초 중동 순방 일정에 없던 이라크에 들러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를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양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라크의 이란으로부터 에너지 자립을 강조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두 사람은 이를 위한 미국의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동에서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선 이란·이라크 분리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이란을 제외하면 중동에서 유일하게 국민 다수가 시아파인 나라다. 여기에 이란은 IS 등장 이후 대테러전을 명목으로 이라크·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이란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초승달 시아파 벨트를 구축했다.
이란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시리아 남서부 이스라엘과 접경지역인 골란고원에서까지 이스라엘과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시아파 벨트의 연결고리에서 이라크를 빼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식료품 수입, 에너지 공급 등을 이란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밀착해왔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산유량이 두 번째로 많지만 전력이 부족해 이란에서 전력과 발전용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 이라크 내부 생산 전력의 최대 45%를 이란산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군은 최근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는 IS 잔당 소탕에 적극 가담하며 이라크 안보 유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라크의 낮은 전력 자급률을 이용해 이라크를 회유하며, 동시에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늘려 이라크의 이란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당장 이란과 거래가 끊기면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릴 이라크 상황을 고려해 이란산 천연가스 구매 허용기간을 기존 45일에서 90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란 제재 복원에 따른 세컨더리 보이콧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가 이라크 정부와 미국 기업 간 우선 계약 체결 약속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엑손모빌, 셰브론 등 대표적인 에너지기업들의 유전 개발, 원유 정제시설 건설사업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시리아 철군 다음은 이라크’라는 이라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이용해 사실상 이라크에 경제적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미국의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 축소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3일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이라크를 방문해 모하메드 알리 알하킴 외무장관과 2시간가량 회담했다.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킴 장관은 “우리는 미국이 취한 일방적인 경제 조치에 대해 논의했고 이웃 국가(이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142120015&code=9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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