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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020 컨슈머포럼] 다른 건 몰라도 먹거리엔 지갑 연다…유통업체, 신선식품 경쟁력에 사활

Jacob, Kim 2020. 1. 6. 00:58








2019년 11월 21일자





경기 침체로 핵심 경쟁력 부상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 괄목성장





[기사 전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집집마다 지갑을 꽁꽁 닫았다. 전체 소비재 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식품’ 카테고리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차별화 된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 신선식품의 경쟁력이 유통업체들의 생존을 좌우할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글로벌 소비자 신뢰지수(Global Consumer Confidence Index)’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2017년부터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2분기 63에서 2019년 1분기 49까지 떨어졌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평균인 11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 세계 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 조사는 64개국, 3만20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재정상태와 소비의향 등을 조사해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도(132), 베트남(129), 인도네시아(125) 등 최근 소비력이 커지는 신흥국은 100을 훌쩍 넘었다.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내 오프라인 채널의 일용소비재(FMCG) 매출은 2018년 기준 연간 3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닐슨 FMCG 리포트) 이 가운데 비식품 시장은 2017년 4조3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고, 2018년에는 6.9% 감소한 4조91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식품 시장은 2016년 28조3010억원, 2017년 29조1900억원, 2018년 29조632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식품 매출액은 온·오프라인 채널 구분 없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채널별 매출액 비중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온라인 비중은 2015년 3.9%에서 2017년 5.4%로 증가한 가운데, 할인점은 29.2%에서 28.7%로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식품을 온라인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이커머스)은 모바일커머스와 함께 4세대로 진화 중이다. 2000년대 초, 온라인 구매 품목은 서적, 여행, 티켓 등에 그쳤다. 2세대(2006~2010년)로 넘어와선 쇼핑 편리성을 이유로 패션, 가전 등에서 온라인 구매가 활발했다. 빠른 배송과 손쉬운 결제에 힘입어 3세대(2011~2016년) 이커머스는 당장 필요한 생활용품, 위생용품, 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17년 이후 4세대 이커머스는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동인으로 ‘쇼핑경험’이 꼽힌다. 변질 우려로 온라인 구매를 꺼렸던 신선식품 등을 만족스럽게 배송받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쇼핑 영역이 보다 다양한 식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식품 판매 데이터를 보면 판매 채널이 이커머스로 확대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닐슨이 2018년 소비자 구매 기록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구입 비중을 산출한 데 따르면, 펫푸드는 온라인 구매액이 전년 대비 20% 성장해 그 비중이 30%에 달했다. 음료는 12%, 냉동·냉장식품은 9%, 신선식품(농산물·육류 등)은 4% 수준이다. 온라인 구매 비중 자체는 아직 높지 않지만, 각 카테고리별 성장세(음료 13%, 냉동·냉장식품 17%, 농산물 28%, 육류 12%)는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성장세는 배송 서비스가 진화하면서 신선도 우려 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식품 온라인몰 마켓컬리가 오후 11시까지 주문 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새벽배송’이 신선식품업계 중요 화두가 됐다. 아울러 산지를 직접 찾아가 믿을 만한 농가와 직거래한 농·축·수산물을 제공하는 등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영향도 크다.

2018년 온라인 카테고리별 구매액을 살펴보면 신선식품이 8260억원(전년대비 성장세 23.8%)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그 뒤를 바디·헤어제품 등 생활용품(4240억원), 기저귀 등 제지류(3010억원), 가공식품(2850억원) 순으로 이었다. 식품군에선 신선식품이 구매액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과일(2020억원) 비중이 가장 컸고 채소(1240억원), 소고기(860억원), 돼지고기 (71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공식품 중에선 분유(960억원) 만이 상위 5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두영 닐슨코리아 소비재 산업 담당 상무는 “가공식품은 어디서 사든 똑같지만 신선식품은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각 유통채널의 무기가 될 수 있다”며 “샴푸를 일년에 서너번 산다면 식품은 일주일에 서너번 사기에, 이 수요가 채널에 들어오면 로열 고객이 되기 쉽다는 점에서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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