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0일자
[기사 전문]
북한 정권 붕괴로 인한 핵무기 유출 시나리오가 매우 현실적이고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벨퍼센터는 29일(현지 시각) 보고서 ‘불확실성 시대의 핵안보 활성화’를 발표하고 "북한의 경우 핵무기가 유출될 수 있는 두 가지 가상 상황이 있다"며 북한 정권 고위 관계자가 핵무기를 탈취해 판매할 가능성과 북한 정권이 붕괴돼 핵무기가 유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테러리스트들에게 판매하거나 기술을 이전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과거 시리아에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 붕괴라는 핵무기 유출 시나리오가 매우 현실적이고 위험하다"며 "한국과 미국, 중국은 다양한 북한 정권 붕괴 상황을 가정해 핵무기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이 수십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10kg이상 2t 이하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핵테러억제협약(ICSANT)’ ‘핵물질방호협약(CPPNM)’ ‘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 Amendment)’ 등 3가지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핵 안보의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벨퍼센터가 2019년 1월 29일 공개한 보고서 ‘불확실성 시대에 핵 안보 활성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 산하 방위핵시설안전위원회의 조이스 커너리 이사는 "핵안보 위협을 줄이기 위해서는 핵무기 유출 위험이 있는 당사국 뿐만 아니라 그 인근 국가와도 지속적으로 접촉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한국을 비롯한 북한의 인근 국가들과 만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2월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미국 내 회의론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대니얼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앞서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무기와 핵무기 생산 능력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애슐리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년 전에 있었던 북한의 핵 능력과 위협은 아직도 존재한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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